포스트

[2023] 계묘년을 보내며

어두운 배경 속에서 붉고 노랗게 타오르는 장작과 불꽃

어두운 산등성이 위로 보이는 강렬한 주황색 태양과 하늘

열매 꼬투리가 달린 나뭇가지 뒤로 보이는 뿌연 산 풍경

딸기, 초코칩, 크림이 토핑된 와플과 얼음 가득한 커피 음료

만개한 노란 개나리꽃 한 송이를 가까이서 촬영한 모습

파도가 닿는 모래사장 위에 놓인 어두운 색상의 바위들

갈색 종이 포장지에 담긴 따끈한 감자튀김과 케첩

복슬복슬한 털과 순한 눈망울을 가진 양의 머리 클로즈업

빛줄기가 비치는 지하철 승강장 천장과 CCTV 카메라 클로즈업

운동 기구에 끼워진 'BESKO' 브랜드의 7.5kg 무게 원판

선명한 파란색 하늘을 배경으로 솟아 있는 흰 구름 덩어리

흑백 필름 느낌, 건물 앞 도로를 흐릿하게 지나가는 하얀 차

오래된 공원 벤치와 그 위를 타고 오르는 푸른 덩굴 식물

넓은 강과 다리, 멀리 보이는 도시 건물의 흑백 파노라마

가을 분위기, 보도블록 틈새와 바닥에 떨어진 낙엽 더미

밤 도로를 빠르게 질주하며 빛 궤적을 남기는 자동차 패닝샷

곱고 젖은 모래사장 위로 하얀 거품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

석쇠 위에 올려진 고기 조각들과 강렬하게 타오르는 숯불

하단은 밝고 상단은 어두운 밤하늘에 흩뿌려진 작은 별들

파란 모자이크 타일 벽에 일렬로 늘어선 은색 수도꼭지들

주황색과 푸른색으로 물든 하늘 아래 도시 타워와 건물 실루엣

태양 빛에 의해 실루엣 처리된 고층 건물들과 주황색 하늘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 바다 위 배와 부표가 보이는 일몰


사진 원본은 깃허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한 해에는 제가 원하는 사진을 찍고, 남의 사진도 찍고, 사진마다 컨셉을 다르게 잡아 어떤 사진은 멀리서, 어떤 사진은 가까이서, 어떤 사진은 보색대비를 강조하여, 어떤 사진은 아예 흑백으로 남겨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사진이 제 손끝을 따라 변해가는 과정은 볼 때마다 신기했고, 특히 컬러 그레이딩이나 톤곡선을 건드리면서부터는 사진에 변화를 주는 과정 자체를 재밌게 즐겼습니다.

사진 보정을 시작한 이유가 같은 추억도 더 예쁘게 남기고 싶기 때문이었음을 생각하면 처음의 목표는 어느정도 충족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같은 장소도 일부러 색다르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네요. 다만, 모든 사진을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가 좀 피곤하게 느껴지기 시작해서 앞으로는 집착을 좀 덜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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