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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허브 블로그를 사용하는 이유

깃허브 블로그를 사용하는 이유

들어가며

첫 포스트 이후 블로그를 개설한지도 2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사실 2년이라는 시간 치고는 지금까지 작성한 글의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간 애착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가지 공적인 일이나 사적인 일 바쁠 때도 있고, 제 스스로의 활동이 뜸할 때도 있지만 이렇게 주기적으로 블로그를 관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다 최근에 블로그를 재단장하고 사이트 검색등록을 신청하면서 저도 깃허브 블로그라는 플랫폼에 예전보다 꽤나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보다 글 작성이 꽤나 편해져서 남은 여유로 블로그를 꾸미고 있어요. 깃허브 블로그라는 선택을 도박수를 던진 것 치고는 플랫폼 자체의 개성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깃허브 블로그의 어떤 장점 덕에 매력을 느꼈는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자유로운 커스텀

customizing-light customizing-dark 최근에 추가한 특정 태그 내용 삭제 기능과, 기능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화면

깃허브 블로그는 전체적으로 운영 난이도가 타 플랫폼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만큼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직접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깃허브 블로그를 선택하는 이유는 블로그 운영 경험이 매우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깃허브 블로그는 타 블로그 플랫폼과 달리 개방적이고 유연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습니다. 다른 블로그 플랫폼이 일정부분 울타리 내에서 지원하는 기능만을 사용할 수 있는 폐쇄적인 환경인 반면, 깃허브 블로그는 페이지를 구성하는 모든 정보를 직접 수정이 가능한 상태로 제공받기 때문에 특히 프론트엔드쪽 기반지식이 있다면 대부분의 기능을 직접 구현할 수 있거든요. 주로 아래의 언어를 이용합니다.

  • Liquid
  • SCSS
  • JavaScript

제 경우 이와 관련해 이미 갖가지 커스텀 설정이나 특정 기능 구현과 관련한 글을 두 차례 작성했습니다. 이외에 글을 따로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LQIP 미리보기 이미지, 인스타그램 아이콘, Applause-Button 등 일부 기믹을 최근에 직접 추가하기도 했죠.

그만큼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롭다보니 꾸미는 재미가 있고, 이것이 계속 블로그에 애착을 갖고 꾸준히 운영하게 되는 동기가 됩니다. 평소에 블로그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더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또는 다른 비슷한 유형의 블로그를 찾아보며 어떤 좋은 점을 내 블로그에도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글은 마크다운으로

markdown-light markdown-dark 지금 보고 있는 글 단락의 작성화면

이외에 깃허브 블로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글을 쓸 때 마크다운(Markdown)이라는 마크업 언어를 사용한다는 겁니다. 마크다운에는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표 작성을 제외하면 좋은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해지면 웬만한 글 편집기보다 편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마크다운에 적응하고 나면 볼드체, 인용구, 구분선 등 글 요소를 삽입할 때마다 편집기의 버튼을 눌러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집니다. 문법에 충분히 익숙해지고 나면 글을 쓸 때 손은 손대로 키보드에만, 눈은 눈대로 화면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게다가 제가 사용하는 테마의 경우 수식을 표현하기 위한 MathJax, 다이어그램과 도식을 표현하기 좋은 Mermaid 등 마크다운 문서에 사용 가능한 외부 모듈도 잘 지원하기 때문에 글 작성에 있어서 제약이 적고, 오히려 원하는 만큼 글의 퀄리티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조금만 신경쓴다면 글 본문에 아래와 같은 수식 또는 다이어그램을 깔끔하게 삽입할 수 있습니다.

MathJax
\[\begin{equation} \sum_{n=1}^\infty 1/n^2 = \frac{\pi^2}{6} \label{eq:series} \end{equation}\]
Mermaid
graph LR
  A[시작] --> B{조건}
  B -- 참 --> C[결과 1]
  B -- 거짓 --> D[결과 2]
  C --> E[종료]
  D --> E

이외에도 옵시디언과 같은 마크다운 기반 프로그램과도 큰 문제없이 호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옵시디언을 모바일과 연동하면 모바일 환경에서도 글 편집이 가능합니다.

유용한 테마 고유 기능

config-light config-dark Chirpy 테마의 설정화면(_config.yml) 일부

지금 사용중인 이 템플릿은 처음에는 깔끔한 디자인과 다크모드 토글 지원, 관련 글 추천 기능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는데 사용하다보니 테마 차원에서 지원하는 자잘한 기능들이 꽤 강력합니다. 만약 깃허브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이 템플릿을 이용하실 생각이라면 아래 항목은 꼭 숙지하여 활용해보시길 바랍니다.

  • 구글 서치 콘솔 및 아날리틱스 연동
  • 다크모드, 라이트모드 전용 이미지 구분
  • LQIP(저화질 미리보기 이미지), PWA(웹 앱)
  • utterance, giscus 등 깃허브 기반 댓글 작성 기능

위 기능들은 공통적으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지만 잘 활용한다면 블로그가 쓰는 이와 읽는 이 모두에게 제공하는 전반적인 경험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잘만 활용한다면 이미지를 불러오는 도중의 순간을 부드럽게 처리한다거나, 스마트폰에 내 블로그 전용 어플을 설치한다거나 하는 등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 수 있죠.

이외에 이미지의 외곽에 그림자를 넣거나 이미지와 글을 병렬로 정렬하는 등 활용도 높은 기능이 있으면서도 앞서 설명한 MathJax, Mermaid도 블로그 템플릿 차원에서 잘 지원하고 있어서 유용하게 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다만 그 반대급부로 조금 어렵습니다. 개발자가 아니라면 친숙하지 않은 깃허브나 웹페이지의 기술적 구성사항을 일부 알고 있어야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고, Chirpy의 공식 글 작성 가이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단순히 글을 작성할 때에도 일부 문법을 숙지해야 합니다. 광고 삽입이나 글 노출도 별도의 연결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외부절차도 까다로운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깃허브 블로그는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싶거나 기술적 호기심이 강한 분들께 최고의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어렵긴 하지만, 9할의 기능은 만들어진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절망적으로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에 더불어 플랫폼 의존도가 낮고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어 익숙해질 수만 있다면 할만한 것을 넘어 그 자체로 독보적인 성취감과 재미가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센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