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 입문기였다면 이번 한 해는 성장기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원하는 사진을 찍고, 남의 사진도 찍고, 사진마다 컨셉을 다르게 잡아 어떤 사진은 멀리서, 어떤 사진은 가까이서, 어떤 사진은 보색대비를 강조하여, 어떤 사진은 장노출로, 아니면 아예 흑백으로 남겨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사진이 제 손끝을 따라 변해가는 과정은 볼 때마다 신기했고, 특히 컬러 그레이딩이나 톤곡선을 건드리면서부터는 사진에 변화를 주는 과정 자체를 재밌게 즐겼습니다.
올해는 다음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나, 이 네이버 블로그에서 “사진은 결국 작가가 먼저 눈으로 본 풍경을 찍는 것이고, 사진은 작가가 인상 깊게 본 풍경을 남긴 것이다”와 같은 글을 읽는 것을 기점으로 개인적인 사진 철학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둘, 이미지센서라는 반도체 제품군에 매료되어 관련 지식을 논문이나 석박사 과정을 밟는 분들의 블로그, 테크인사이트 등에서 이 잡듯이 찾아보았습니다. 솔직히, 기반지식이 없어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기술자들의 노고가 필요하다는 인상은 잘 전달받았습니다.
사진 보정을 시작한 이유가 같은 추억도 더 예쁘게 남기고 싶기 때문이었음을 생각하면 처음의 목표는 어느 정도 충족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같은 장소도 일부러 색다르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모든 사진을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가 좀 피곤하게 느껴지기 시작해서 앞으로는 집착을 좀 덜어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