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그림 아카이브와 간단 리뷰
두 번째 그림 아카이브입니다. 올린 것보다 가지고 있는 것의 분량이 정말 곱절은 더 많은데 사생활, 소재 중복, 부끄러움 등의 이유로 대거 쳐내고 몇 가지만을 추려 올립니다. 비용상 문제로 스캐너 대신 디지털 카메라와 후보정을 이용했기 때문에, 광원 통제의 한계로 노이즈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그림이 일상의 일부로 편입되던 시기로, 겉으로는 아직 초등학생 시절 그림 아카이브와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수련회에 가서 그림을 그린다거나, 등교 후 아침조회를 마칠 때까지의 시간, 쉬는시간과 점심시간 짬시간에 뭔가를 계속 그린 기억이 있는 걸 보면 실력과는 별개로 애착이 정말 컸던 것 같습니다.
기교를 갈고 닦아 예고에 진학하고야 말겠다는 등의 계획은 없었고, 그냥 그림을 그리는게 막연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림을 그리니 칭찬을 받고, 칭찬을 받으니 그림을 그리는 선순환이었습니다. 특히 여름방학이 지나고 그림이 왜이렇게 늘었냐는 말을 들어보고 싶어서 방학 도중 데비안아트를 찾아가 아무 그림이나 주구장창 모작했던 적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이사항으로 2015년 10월에 러시아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친구가 있다거나 해외로 나가게 된 것도 아닌데,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를 어렸을 때부터 선망했던 탓인지 배워보고 싶어서 배우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의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간간히 그림 옆에 러시아어 낙서가 보이게 되는 이유입니다.
중학교 2학년
이 시기에 그림을 정말 많이 그렸습니다. 특히 2016년의 여름방학에는 얇은 그림 연습장의 매 페이지를 여백없이 꽉 채워서 그려서 세 권 정도를 쌓아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집착이 강한 시기였고 그만큼 결과물이 많이 남았었는데, 고등학생 때 공책을 잃어버려 함께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밀리터리 그림이 더 전문적이고 구체적 맥락을 갖게 되는 것도, 진부한 밀리터리를 벗어나 언더테일 등 다른 그림 소재가 등장하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저 말고 다른 반 친구들도 좋아해줘서 자주 그렸고, 같이 올리지는 않았지만 겐지나 바스티온 등 오버워치 영웅을 그려주면서 놀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
2010년대 분위기의 골자는 맥락보다 창의성이었던 것 같다
같은 반에 그림쟁이가 나 말고 둘 씩이나 있어서 좋았음
강렬한 눈빛으로 풀무장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관리하는 군인
중학교 3학년은 기억이 가장 선명한 시기입니다.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학교다운 학교에서 학생다운 학생으로 만족스럽게 살아간 듯해 특히 애착이 있습니다. 그림 속 정서에서도 주황 빛깔의 안정된 분위기가 유독 보입니다. 여유가 있는지 개드립이 곳곳에 남아있고, 소재와 그림 구성 면에서도 몇몇 시도를 한 흔적이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림체, 선화 역량은 이 시기에 거의 완성되었다고 보는 편입니다. 향후 2년 안에 고등학생 때 그림도 마찬가지로 아카이브화해서 올리겠지만, 중학교 3년동안의 변화만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아마 지금과도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고등학생이어서 여유가 없던 탓도 있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무슨 이유로든 작은, 그리고 짧은 변곡점이었습니다.










































